단기, 장기, 자동 기억?

단기, 장기, 자동 기억이란?
 
기억, 연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기, 장기, 자동 기억을 이해하여야 합니다. 
 
기억은 단기, 장기, 자동이라는 순서대로 저장됩니다.
 
숫자기억
 
숫자 하나를 외워봅니다. 27842978. 이런 숫자를 머리속으로 읽었을 때 뇌신경연결조합이 하나 만들어집니다. 아주 짧게 1-2분 정도 유지됩니다. 단기기억입니다. 만약 이 숫자를 여러번 머리속으로 반복한다면 꽤 오래 유지되는 기억이 됩니다. 즉, 장기기억이 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더 자주 더 많이 숫자를 사용해야 할 상황이어서 반복하고 반복한다면 이 숫자는 생각하지 않고 나오는 수준으로 외워집니다. 전화번호, 주민번호, 통장번호 처럼 여러번 반복해야 하는 숫자는 생각하지 않고 줄줄 부를 수 있는 정도가 됩니다. 자동기억이 됩니다. 
 
연극
 
저는 대학교 때 연극반을 했었습니다. 의대 내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선배가 밥 사준다며 불러서 얼떨결에 가입을 하게 됬습니다. 하지만 제가 연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 했습니다. 선배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제 머리로는 그 많은 대사를 외우지 못 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여러번 연극을 하며 방학을 보내게 됬습니다. 그리고 무대에도 많이 섰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연극대사는 머리로 외우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말입니다. 연극대사는 혀끝에서 뇌를 거치지 않고 자동발사 됩니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혀끝으로는 대사를 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대사를 그만큼 많이 내뱉어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억지로 하나하나 외우는 단기기억을 지나, 생각을 해야 떠오르는 장기기억을 지나고, 결국 생각하지 않고 대사를 발사하는 자동기억까지 다다른 것입니다. 
 
번호키
 
저희 집 대문은 번호키로 작동됩니다. 이사 후에 처음 번호키를 셋팅하고 나면 몇일동안은 생각하며 버튼을 누릅니다. 하나하나 생각을 하며 눌러 나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점점 속도가 붙습니다. 생각의 간격이 짧아지고 때로는 생각을 했는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머리가 아닌 손이 번호키를 열고 집에 들어옵니다. 언제 누가 눌렀는지도 모르게  번호키로 대문이 열립니다. 단기, 장기, 자동기억까지 다다른 것입니다.
 
운전
 
운전할 때는 어떤가요? 처음 운전할 때는 온갖 계기판, 앞 옆 차 등에 혼이 나갑니다. 핸들을 유지하며 깜빡이도 넣고, 빽미러도 보고, 좌우 브레이크, 엑셀을 신경씁니다. 머리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운전을 수일, 수개월, 수년 하면서 머리속은 점차 비워집니다. 즐겁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순간 깜빡이를 넣고 빽미러도 보고, 핸들을 여유있게 옆차선으로 향합니다. 음악도 듣고, 옆사람과 대화도 나눕니다. 운전행위의 많은 요소가 자동적으로 수행되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왼쪽으로 차선을 변경하려 마음 먹는 순간 왼손에는 좌측 깜박이가 켜지고 눈은 좌측 백미러를 향합니다. 좌측커브를 위한  행위 한단위가 묶여진 것입니다. 단기, 장기를 거쳐, 자동화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책읽기
 
책읽기는 어떨까요? 책을 읽는 행위도 자동기억이 되어야 합니다. 처음 초등학교에 가서는 음소 하나하나, 글자 하나하나를 이어줍니다. 더듬더듬 읽습니다. 이어서 계속 책을 읽어나가면 음소와 한글은 소리로서 장기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계속 읽어나가면 책을 보면서 생각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또 글을 읽으면 글은 의미와 연결됩니다. 소설을 읽을 때 글자의 의미가 자동적으로 떠올라야 소설속에 빠질 수 있습니다. 소설의 내용에 재미와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는 읽을 때 글의 의미가 자동적 수준으로 떠올라야 가능한 것입니다. 머리속에서 의미 하나하나를 힘겹게 떠올리면 소설읽기는 힘겨운 고역이 될것입니다. 
 
말하기
 
말할 때는 어떨까요? 말을 배울 때는 한음절, 두음절, 한단어, 두단어, 세단어 차례로 단기기억을 연결하여 장기기억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러한 단어들은 조사를 활용하고 문법적 내용에 맞게 여러번 조합을 만들어봅니다. 때로는 틀리게 만들기도 하고, 어법에 맞지 않게 사용하기도 합니다. 충분한 양의 말 조합을 만들면 점차 말조합에 대한 자동화 수준이 됩니다. 말을 할 때 순간적으로 단어들이 조합되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고 생각자체가 말이 됩니다. 발음 하나하나, 조사 하나하나, 문법구조 하나하나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모든 요소가 단기, 장기를 거쳐 자동화 수준이 되었기에 가능합니다.  
 
 
단기--> 장기
 
단기기억은 뇌신경연결조합에서 어떤 모습일까요? 또 장기기억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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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기억은 한번의 정보가 흘러갈 때 생깁니다. 정보가 뇌신경연결을 타고 흘러가면 신경에서 신경으로 신경전달 물질을 분비합니다. 이 때가 단기기억입니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되는 상태가 단기기억입니다. 한번의 정보전달은 신경과 신경을 수분 정도 강화시킵니다. 단기기억 상태는 뇌신경연결조합이 수분간 탄탄해진 기능적 강화 상태입니다. 
 
장기기억은 여러번의 정보가 흘러갈 때 생깁니다. 정보가 뇌신경을 타고 여러번 흘러가면 뇌신경은 모양을 바꿉니다. 뇌신경은 가지를 뻗어냅니다. 이러한 가지가 뻗어짐은 해부학적인 모양의 변화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뇌신경의  DNA가 작동해야 합니다. 즉, 유전자가 작동되어 필요한 가지를 뻗게 합니다. 해부학적 변화는 오래갑니다. 수일, 수주동안을 갑니다. 장기기억은 단기기억에 비교해서 오래 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물론 장기기억이라고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기기억 비교해서 훨씬 오래 지속되고, 가끔씩만 자극을 주어도 해부학적 변화는 유지됩니다. 
 
단기기억은 물, 썰매가 한번 지나면서 만듭니다. 수분간의 물길, 썰매길의 강화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러번 반복해서 물, 썰매가 물길, 썰매길을 지나면 물길, 썰매길은 모양 그 자체를 바꿉니다. 물길은 깊어지고 썰매길은 빨라집니다. 물, 썰매는 물길과 썰매길을 만들수 있는 것입니다.  
 
뇌신경정보는 뇌신경연결 상태를 따라 흐릅니다. 그리고 뇌신경정보는 뇌신경연결 상태를 바꾸어 냅니다. 단기기억 상태가 장기기억으로 바뀐다는 것은 정보, 자극 자체의 힘을 이야기 합니다. 즉, 생각에는 힘이 있습니다. 물이 물길을 내듯, 썰매가 썰매길을 내듯, 의도적 생각은 의도된 길을 만들기도 합니다.  
 
 
장기--> 자동
 
그럼 자동기억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실 자동기억이라는 말은 제가 만들어낸 말입니다. 자동화라는 말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듈, 즉 뇌신경연결조합 하나하나가 자동화 될 수 있을꺼라 생각해서 만든 말입니다. 경험과도 맞습니다. 
자동화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과학이 알아내야 할 미스터리 중 하나입니다. 정확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기저핵( basal ganglia) 부위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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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핵은 운동의 자동수행, 습관화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동화의 기전으로는 기저핵내의 시냅스 형성이 관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몇가지 가설과 경험, 그리고 몇개의 논문으로 추정하건데 이러한 자동화의 원리에도 단기에서 장기기억으로 가는 중요한 원리가 기저핵에서 작용할 것으로 봅니다. 즉 신경의 가지치기가 기저핵의 자동기억 저장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강력하게 추정됩니다.  
 
의식의 대부분은 두뇌의 겉 껍질 부분에서 작용합니다. 장기기억은 이러한 껍질 수준에서의 작용이라고 생각한다면 자동기억은 겉껍질이 아닌 뇌 속(기저핵)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두뇌의 활성화 정도를 체크하는 fMRI 촬영을 하면 무의식적인 자동기억 수준에서는 겉껍질의 활성이 떨어지고 두뇌 안쪽에서 활성이 올라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동기억은 두뇌속 기저핵 부위의 가지치기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자동기억은 두뇌의 껍질을 활성화 하지 않습니다. 
 
단기--> 장기-->자동 기억?
 
모든 기억, 모든 모듈은 단기, 장기, 자동화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이어짐의 중심에 역시 반복이 있습니다. 
 
[참고서적]
2017년  <재능을 만드는 뇌신경연결의 비밀> 신동선 저
2018년 <작심> 신동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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