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란 무엇인가. 쉽게 무엇인가 할수 있는 능력, 같은 연습을 했을때 더 많은 성과가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재능을 말할때 타고났다는 말과 혼용한다. DNA 속에 먼가가 작동했다고 생각한다.
운동의 경우를 보자. 처음 특정 운동을 할때 사람에 따라서 더 잘하는 경우가 있고, 그보다는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재능이라 불릴만하다. 처음 똑같이 시작하였다고 했을 때에도 개인별로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운동재능
족구를 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예전 KBS 1박 2일에서는 절친 특집이라는 코너를 한적이 있다. 코너중에서 족구경기를 하였다. 축구선수 이동국 선수를 포함하여 이수근이나, 이승기는 매우 잘 하였다. 이전에 축구하는 것을 보아서 이수근, 이승기의 축구실력이 굉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축구선수 이동국의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우리는 쉽게 축구와 족구의 연관성을 생각할 수 있다. 축구를 잘 하니까 족구를 잘 하겠지. 하지만 이들의 축구실력을 보지 못한 사람은 "족구 정말 잘하는 구나. 이들의 DNA에는 족구를 잘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나보다" 라고 결론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수많은 시간동안 열심히, 자주 축구 연습의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결국 축구의 연습 시간이 족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을 사용하는 균형감각, 킥을 할 때의 느낌, 헤딩의 방법, 볼 트래핑 요령등이 두 운동사이에 공통되는 기술이어서 축구를 잘하면 족구를 잘 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어찌 보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운동기술을 더 살펴보자. 축구의 킥 연습을 열심히 연습하였기 때문에 족구에서 써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킥 연습을 분해해 보자. 공을 보고(시각) 몸에서의 균형감각을 사용하여(소뇌) 정확한 타이밍에 발을 놀리도록(운동영역) 한 것이다. 한가지 동작을 할때도 여러가지 뇌영역들이 협동을 이루어 나온 것이다. 순간적으로 나오는 슛동작도 이러한 뇌영역들이 순간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소뇌영역을 발달 시켰던 어릴적 놀이들이 족구에 작용했는지 모른다. 시각영역의 시냅스를 발달시켰던 국민학교때 어느 시절의 컴퓨터게임이 족구에 유효했는지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달리기 했던 허벅지 근육이 유효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DNA에 새겨진 남성성,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근강화에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재능은 DNA인가?
재능이라고 하면 습관적으로 유전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한다. 유전. DNA. 염색체. 과연 이것은 얼마나 재능이라 불리는 것에 영향을 줄까. 나의 DNA 는 석기시대의 그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우수하기에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컴퓨터도 하고, 수학도 잘할까.
옛날 DNA, 요즘 DNA
진화는 몸을 관통하여 흐른다. 내 몸의 DNA는 모든 세포에서 동일하다. 나의 DNA는 태고적 유기물만 존재하던 지구에 아주 우연히, 너무나도 우연히 만들어진다. 특징은 자기복제. 하나는 둘이 된다. 둘은 넷이 된다. 넷은 여덟이 된다. 끝없이 복제를 거듭하지만 아주 약간의 복제오류가 발생한다. 복제오류는 대부분 자연선택을 받지 못하고 사라진다. 하지만 결국 선택받은 복제오류는 세포막을 생성시키기도 하고 여러 단백질을 생성시키기도 하면서 결국 ‘나’라는 다세포 생물을 만든다. 나는 이전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족과 DNA 상에서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전 돌도끼를 다듬고, 움막을 짓고 살았던 우리 조상과 DNA 관점에서는 거의 유사하다. 수천년의 시간정도는 생각도 하지말자. 하지만 나는 글을 읽고 이렇게 쓰기까지 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해하고 있고, 미분적분을 공부했다. 다시 강조한다. 나의 DNA는 아주 옛날의 그들과 그리 많이 다르지 않다.
오른손 DNA, 왼손 DNA
나의 오른쪽 손은 공을 잘 던진다. 하지만 왼쪽손으로 공을 던질때는 그렇지 않다. 오른쪽손 DNA 는 왼쪽손 DNA와 다른가? 아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서 받은 DNA 가 두손의 세포 손에 있다. 그렇다면 오른손 영역 뇌세포와 왼손 영역 뇌세포 속 DNA는 어떤가? 물론 같다. 다른 점은 오른손을 많이 썼다는 것이다. 오른손은 오랜 세월 주도적으로 사용되거나, 사용하면서 뇌영역의 크기와 시냅스 밀도에 차이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오른손은 왼손에 비교하여 재능이 출중해진 것이다.
유태인 DNA
유태인들은 우수한 두뇌를 타고난 듯 하다. 노벨의학상, 노벨과학상을 수없이 탔다. 세계의 대부호도 많다고 한다. 예술계도 다르지 않다. 유태인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DNA 일까? 하지만 연구자들에 의하면 유태인들만의 특별한 DNA는 없다고 한다. 오랜세월 동안 흩어져 살면서 다른 민족들과 섞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문화가 정답일 것이다. 뇌신경을 자극하는 그들만의 문화가 정답일 것이다. 배움을 즐기고, 호기심을 보살펴 연구하는 자세, 세상을 살때 머리를 쓰고 살도록 자극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정답일 것이다.
바다집시
바다집시는 미얀마 군도와 태국의 서해안 쪽 섬에 살고 있는 유목민을 말한다. 생애의 절반 이상을 바다위 보트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걷기보다 수영을 먼저 배우고 보트에서 태어나서 보트에서 죽는 일도 많다고 한다. 그들은 대합이나 해삼을 따기 위해 바다밑으로 잠수를 하는데 종종 10미터 이상을 내려가고 20미터 이상 넘게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이 꽤 깊은 물밑에서도 물체를 잘 본다는 점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물속에 들어가면 망막에 빛이 잘 닿지 않아 상이 흐려지지만, 이들은 수정체 모양을 조절하는 법을 알고, 심지어는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는 법을 알아서 22퍼센트 까지 수축시킬수 있다고 한다. 사람 동공의 크기는 의식적으로 조절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불빛 양에 따른 무의식적 반사반응이기 때문이다. 바다집시의 물밑 시력은 진화의 결과물이 아니다. 독특한 문화, 꾸준한 연습의 결과물이다.
모짜르트의 DNA
또 다른 예를 보자. 모짜르트는 세기의 신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재라는 단어의 대표적인 인물이다.하늘에서 머리속으로 떨어지는 영감을 받아적는 모습. 그의 이미지는 영감, 천재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라는 책을 살펴보자. 모짜르트 아버지는 당시에 유명한 작곡가이며, 연주자였다. 그는 모짜르트를 3살무렵 부터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고 한다. 오랜 숙련의 시간을 거치고 나서 작곡 및 피아노 신동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이러한 전설은 현대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모짜르트의 어린시절을 알아버린 우리는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흔하게 부르는 천재라고 불러야 할까.아니면 연습에 의한 후천적 노력파라고 해야 할까. 어찌되었건 당시에는 그런 훈련을 통한 어린 피아노 천재는 드물었다. 하지만 모짜르트의 천재성을 현대의 어린이들이 치는 피아노 수준과 비교하면 아주 특출난 피아노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 학자들이 개발한 조숙성지수라는 수치로 나타내보면 모짜르트는 130%이고, 20세기에 천재라 불린 사람들은 300-500%로 훨씬 뛰어난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200년만에 피아노 치는 DNA 가 진화했을까? 아니면 특별한 피아노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서 전세계적으로 피아노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켰을까? 답은 문화 또는 피아노 치는 교습법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from 작심 (2013년)